본문 바로가기

시시콜콜한 여행/프랑스

소묘 - 흑백필름으로 그리다

흑백이 주는 세련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빛과 그림자가 각자의 영역을 넘어서지 않은 채 하나의 존재로 이어진다. 특히 흑백필름은 애초에 컬러를 염두에 두지 않고 촬영해야 하므로 흑백으로 변환한 디지털 사진과는 사뭇 다르다. 니콘 FM2에 흑백필름을 감고 파리에서 로마로 넘어갔다. 이것은 조금 어두운 시선에 관한 기록이다.

 

파리 북쪽의 생투앙(Saint-Ouen) 벼룩시장. 파리에는 3개의 큰 벼룩시장이 있는데 남부의 방브, 동부 몽트뢰유, 그리고 이곳이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와 <미드나잇 인 파리>의 배경으로 나와 로컬뿐만 아니라 늘 관광객으로 붐빈다.

생투앙 벼룩시장은 유럽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큰 시장으로 정말 없는 것 빼고 다 있더라. 사진을 좋아하는 나는 예쁜 엽서를 몇 장 사 왔는데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라데팡스(La Defence), 파리의 부도심이다.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한 이곳은 파리에서 보기 힘든 높은 건물과 넓은 도로가 잘 조성된 곳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신도시의 존재 이유는 파리 구도심의 보전이다. 이렇게 한쪽에 사무단지와 주거단지가 밀집해 있으니 구도심 개발 억제와 도시의 성장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사진 속의 장소는 라데팡스 지역의 랜드마크 신개선문이다.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1989년 지어졌다고 한다. 기존 개선문이 파리의 과거를 신개선문은 파리의 미래를 상징한다. 루브르부터 샹젤리제, 개선문까지 일직선상에 위치한 이유도 그 때문일까?

여기서부터는 로마, 도로 끝에 로마의 랜드마크 콜로세움이 보인다.

스페인 광장 근처로 기억한다. 분수에서 장난치는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 애들 장난치는 건 어느 나라건 똑같네!

로마에서 만난 귀여운 아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한참 카메라를 보더니 이내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 한 달 동안 이어진 배낭여행의 마지막 경유지.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내 여행도 끝이 났다.

 

Nikon FM2

Kodak T-Max 400

'시시콜콜한 여행 > 프랑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펠탑 이야기  (0) 2019.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