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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여행/국내

원주 뮤지엄 산 - 소통을 위한 단절

강원도 여행 중 이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뮤지엄 산(Museum SAN)에 들렸다. 원주 오크밸리 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노출 콘크리트의 대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로 2013년 5월 개관했다. 산속에 둘러 쌓여있어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매표소가 있는 웰컴센터를 지나 가장 먼저 나오는 플라워 가든. 고요한 풍경 속에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다. 입장권의 가격은 성인 18,000원으로 결코 저렴하지 않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면 뮤지엄 산의 상징인 붉은 조형물이 보인다. 여기서 조금 더 걸어가서 나오는 워터가든은 마치 본관이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원과 본관을 이어주는 Archway, 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곳이다. 

미로처럼 복잡한 본관은 군데군데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모든 길이 엉켜져 있으면서도 한 곳으로 잘 연결되어있다. 또 차가운 성향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 자연광을 정말로 잘 살려 포근함이 느껴진다. 훌륭한 건축물이 이렇게 매력적일 줄이야.

한솔 종이박물관에서 출발한 페이퍼갤러리에서는 종이를 이용한 다양한 전시물들을 볼 수 있다.

종이의 어원이 된 파피루스 온실. 실내에서 마주하는 사각형의 독립 된 실외공간이다. 이런 요소들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미술관인 청조갤러리는 20세기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회화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있다. 예술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이 많았다.

창조갤러리 길목에 있는 삼각코트. 무의 공간이자 사람(人)을 상징하며 땅과 하늘을 연결해주는 곳이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미디어작품을 전시한 백남준 홀. 하늘을 상징하는 높이 9m의 원형공간에서 천정의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인상적이다.

스톤가든은 신라고분을 모티브로한 9개의 부드러운 스톤마운드로 이뤄졌다. 산책길을 따라 돌, 바람, 햇빛 등 자연이 그대로 느껴진다.

야외 카페를 마지막으로 관람이 끝났다.

소통을 위한 단절. 산속에 꼭꼭 숨겨진 뮤지엄 산을 걷다 보면 이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 자연의 품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미술관. 초록빛 싱그러운 여름의 이곳도 좋았지만, 하얗게 눈이 쌓인 모습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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